결혼 전 제 감정 스캐너였던 남편, 지금은 고장났나봐요

저녁시간 · 2025.08.03 17:43 · 조회 177

연애 시절 제 남편에겐 초능력이 있었습니다. 제 미세한 표정 변화, 한숨 한 번에도 '무슨 일 있어?'라며 제 감정을 정확히 읽어내는 인간 스캐너였죠.

 

그런데 결혼 후 그 초능력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마치 혼인신고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감정 수신 안테나가 뽑혀버린 것 같아요.

 

제가 온종일 육아와 살림에 녹초가 되어 좀비처럼 걸어 다녀도, 남편은 해맑게 '오늘 저녁 뭐 시켜 먹을까?'라며 메뉴판만 들여다봅니다. '힘들었어?'라는 말 한마디 없이 소파와 한 몸이 되어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지기 일쑤죠.

 

며칠 전에는 작정하고 무표정과 침묵으로 제 기분을 온몸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정도면 알겠지 싶었는데, 남편의 진단은 기가 막혔습니다. '왜 그래? 화장실 급한 사람 같은 얼굴인데.'

 

모든 감정을 일일이 설명하고, 모든 필요를 조목조목 보고해야만 하는 관계. 너무 지치고 서글픕니다. 연애할 때의 그 다정하고 눈치 빠른 남자는 대체 어디로 증발해버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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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모네로의익명

슬프지만 남자들 원래 그래요. 말 안 하면 절대 모름. 피곤해도 딱 5분만 투자해서 '나 오늘 너무 힘들었어. 당신이 안아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해보세요. 그게 서로에게 더 편해요.

구경꾼

관심이 없는 거 맞아요. 진짜 사랑하고 관심 있으면 표정만 봐도 알죠. '화장실 급한 얼굴'은 진짜 너무했다... 서운한 거 쌓아두지 말고 한번 터뜨리세요.

우왕

ㅋㅋㅋ '화장실 급한 얼굴'에서 빵 터졌네요. 저희 남편은 제가 한숨 쉬면 '숨 쉬는 거 힘들면 병원 가봐'라고... 예... 그냥 다른 행성에서 온 생명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날씨흐림

아... '말해야 알아?' 이 말 진짜 사람 지치게 만들죠. 연애할 땐 독심술사였던 남자들 다 어디 갔나요 ㅠㅠ 힘내세요.

카이버의네트워크

말을 해야 아는 게 아니라, 말을 해줘도 모를 인간 같은데요? 관심과 사랑이 식은 거죠.

경제적독립만세

저희 집에도 같은 모델 남편 있어요. AS 센터는 어디죠? 제 남편은 제가 앓는 소리 내면 '배고파?'가 1번 자동응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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