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인간쓰레기인가요? 15년지기 결혼식 날짜를 까먹었습니다.

그냥만듬 · 2025.07.23 20:41 · 조회 286

어제 세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뇌가 어떻게 된 건지, 제 인생의 절반을 함께한 친구의 결혼식 날짜를 까맣게 잊고 말았어요. 같이 드레스 봐주러 다니고, 청첩장 문구도 함께 고민했던 게 불과 몇 주 전인데... 어제 다른 친구의 SNS에 올라온 결혼식 사진들을 보고서야 사태 파악이 됐습니다.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더군요.

허겁지겁 '정말 미안하다, 내가 죽을 죄를 지었다'고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지금까지 읽지 않고 있습니다. 당연하죠. 제가 그 친구였어도 하늘이 무너지는 배신감을 느꼈을 거예요. '바빴다'는 핑계조차 댈 수 없는, 명백한 제 잘못입니다.

이대로 15년 우정이 허무하게 끝날까 봐 두려워 잠도 못 자겠습니다. 염치없는 거 알지만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이라도 뭐든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다가가야 친구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을까요? 경험 있으신 분들의 조언을 간절히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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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완전거지

일단 전화나 카톡은 그만하시고, 친구한테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지금은 뭘 해도 핑계처럼 들릴 시기예요. 한두 달쯤 뒤에 '얼굴 보고 꼭 사과하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연락해서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게 최선입니다.

평범한사람

내가 만약 그 신부였으면? 솔직히 앞으로 얼굴 보기 힘들 듯.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에 없었던 친구를 어떻게 계속 보나요. 서운함을 넘어서 '아, 나한테 이 친구는 이 정도 존재였구나' 싶어서 현타 올 것 같아요.

꿀잠

15년 우정이 그렇게 쉽게 깨질까요. 지금은 친구분이 너무 서운해서 그럴 거예요. 시간을 좀 주세요. 그리고 정성껏 쓴 손편지랑 선물, 축의금 들고 직접 찾아가서 무릎 꿇고 사죄하는 게 어떨까요? 진심으로 다가가면 분명 알아줄 겁니다.

000

와... '까먹었다'는 게 사실 제일 상처되는 말인 거 아시죠? 차라리 급한 일이 생겼다고 했으면 '아이고, 안타깝다' 했을 텐데... 이건 그냥 '너는 내 인생에서 그 정도의 중요도가 아니었어'라고 선언한 셈이에요. 축의금 두둑하게 보내고 그냥 죄인처럼 기다리세요.

샐러드

팩트: 지금 당신의 미안함은 축의금 액수로 증명됩니다. 액수가 곧 당신의 진심이에요.

꿈꾸는고양이

지금 솔직하게 말하는 게 최악의 수입니다. '갑자기 집안에 큰일이 생겼다' 같이 의심하기 힘든 변명을 대고, 축의금 50만원 이상 보내세요. 나중에 거짓말인 거 들키면 어떠냐고요? 어차피 지금도 관계는 끝장나기 일보 직전인데 밑져야 본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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