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아들은 S급, 우리 아들은 F급... 유전자 뽑기 실패했나 봐요

키보드침 · 2025.07.24 18:23 · 조회 249

방학한 고1 아들내미랑 독서실 9시 출석 도장을 백 번은 찍고 약속한 것 같은데, 오늘도 역시나 제 속만 터집니다. 깨우다 지쳐서 저 혼자 집 앞 스터디카페로 피신했어요. 얼굴 보면 잔소리 폭격할 게 뻔해서요.

근데 제 옆자리에 앉은 남학생, 9시 되자마자 칼같이 착석해서 미적분 정석을 펴는 거 아니겠어요? 힐끗 보니 교복 바지가 작년에 우리 아들이 입던 중학교 교복이더라고요. 딱 봐도 아들 친구인데, 책상 위엔 문제집이랑 펜뿐, 핸드폰은 그림자도 안 보여요. 쉬는 시간에도 인강을 듣거나 조용히 단어장을 봐요.

한편 우리 집 상전은... 제가 점심 먹이러 집에 가보니 그때까지 소파랑 한 몸이 되어 있더군요. 엄마 오면 같이 스카 가려고 기다렸답니다. 이 뻔뻔함, 칭찬해야 하나요? 분노를 꾹 참고 옆자리 모범생 얘기를 했더니, "아, 그 자식 독종이야. 학원도 안 다니고 혼자 공부해." 하더니 되려 저한테 "엄마의 비교가 날 망치고 있어! 이것도 정서적 학대라고!"라며 대드네요. 말솜씨만 나날이 느는 것 같아요.

다시 스터디카페로 돌아오니 그 모범생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뉘 집 아들인지, 쟤 엄마는 밥 안 먹어도 배부르겠어요. 정말... 잘난 자식은 남의 집 자식, 속 터지는 자식은 내 자식이 국룰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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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호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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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의달인

그래도 엄마 오면 같이 가려고 기다렸다는 거, 너무 귀엽지 않나요? 화나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네요.

내가니이더다

아들 키우는 집 다 똑같군요ㅋㅋ 저희 집에도 말대꾸만 청산유수인 상전 한 분 계십니다.

토끼와거북이

아드님 말하는 거 보니 사회생활은 잘하겠어요. 저런 순발력과 배짱도 재능입니다. 너무 속상해 마세요.

blue12

남자애들은 뇌가 좀 늦게 익는대요. 군대 다녀오면 철든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지금은 그냥 건강한 것에 감사하며... 도를 닦으셔야 합니다.

dfg

아버님 학창 시절을 소환해보심이... 높은 확률로 범인은 그쪽에 있습니다.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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