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베프, 그 눈부신 빛에 제가 타버릴 것 같아요

방가방가 · 2025.07.24 21:34 · 조회 271

제 세상은 지지직거리는 흑백 TV인데, 제 가장 친한 친구의 세상은 4K 초고화질 드라마 같아요. 저희는 재수 학원에서 만난, 서로의 가장 어두운 시절을 함께 견딘 전우 같은 사이입니다. 하지만 이젠 그 친구와 저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 기분이에요. 그 애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어마어마한 부잣집 아들과 결혼해 강남에 신혼집을 꾸렸어요. 얼마 전엔 아이까지 가졌다고, 제게 가장 먼저 알려주더군요. 아이를 낳고 몸을 추스른 뒤, 대학원에 진학해 작품 활동을 이어갈 거라는 완벽한 인생 계획과 함께요. 그 소식을 듣는데, 축하하는 마음 한편으로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저는 아직 졸업도 못 한 대학생이거든요. 학자금 대출에, 생활비와 재료비를 버느라 허덕이는 제 현실과는 너무나도 다른 세상 이야기라서요. 그 애는 늘 그랬듯 제게 밥을 사주고, 선물을 안겨주지만, 이젠 그 호의마저도 제 비참함을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 것 같아 괴롭습니다. 얼마 전 집들이에 빈손으로 갔을 때, 다른 친구들의 손에 들린 선물을 보며 숨고 싶었어요. 괜찮다는 그 애의 말이 비수처럼 들렸죠. 이젠 그 애가 자신의 행복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저도 모르게 비꼬는 말을 내뱉고, 메시지 답장도 일부러 늦게 합니다. 이 시커먼 질투심에 잡아먹히기 전에, 차라리 이 관계를 놓아버리는 게 맞는 걸까요? 이 우정이 제 분수에 맞지 않는 사치였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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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ㅁㄴㅇㄹㅋ

비교는 끝이 없어요. 님보다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항상 존재해요. 지금은 친구랑 잠시 거리를 두고 본인 인생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게 어떨까요? 졸업, 취업... 해결할 문제가 산더미잖아요.

빵굽는사람

친구가 문제가 아니라 글쓴이의 자격지심이 문제예요. 친구는 그냥 자기 인생 사는 건데, 그걸 보면서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있잖아요. 그 마음부터 어떻게 안 하면 어떤 친구를 만나도 똑같을걸요?

유저1

솔직히 친구 입장에선 소름 돋을 듯. 앞에서 웃으면서 뒤로는 질투하고 비아냥거리고... 님이 그 친구 인생에 독이에요. 친구를 위해서라도 연 끊어주세요.

오늘도한강간다

로또 1등 당첨돼서 그 친구 결혼식보다 더 비싼 호텔에서 내 자식 돌잔치하는 상상이라도 해보세요. 좀 풀릴지도 모름.

광주무등산

그 친구가 정말 좋은 사람이라면, 솔직하게 털어놓는 건 어때요? '네가 잘돼서 너무 좋지만, 솔직히 요즘 내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끔 부러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못난 생각을 할 때가 있다'고요. 진짜 친구면 이해해 줄 겁니다.

팬케이크의달콤함

너무 이해돼요. 머리로는 축하해야 하는 거 아는데 마음이 못 따라가는 거... 나만 뒤처지는 기분 들고. 근데 그 친구는 글쓴님을 진짜 친구로 생각하니까 자기 속얘기 다 하는 걸 거예요. 그 마음만이라도 알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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