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여행가방에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기분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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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3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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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2
성인이 된 딸 아이, 친구랑 바람 쐬고 온다기에 잘 다녀오라 손 흔들어줬습니다. 남자친구 존재는 알지만, 과거에 그 문제로 크게 부딪힌 후로는 서로 암묵적인 금기어처럼 꺼내지 않아요. 겨우 봉합된 관계를 또 깨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오늘, 딸아이 방에서 무심코 본 여행 가방 속 사진 한 장. 남자친구와 함께더군요. 확신범입니다. 심장이 쿵 내려앉고 배신감에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어요. 당장 전화를 걸어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거실 소파에 주저앉아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제가 여기서 폭발해봤자 뭐가 달라질까요. 아이는 더 교묘하게 절 속이려 들 거고, 저희 모녀 사이엔 다시는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를 겁니다. 스무 살 넘은 딸의 연애사를 엄마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요? 모른 척, 이번에도 그냥 눈 감아주는 게 현명한 걸까요? 바닥이라 생각했던 딸에 대한 실망감이 더 깊은 심해로 저를 끌어당기는 것 같아 괴롭습니다. 이미 겪어보신 인생 선배님들의 지혜가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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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게임하는사람
어머니, 이제 '딸의 남친'이 아니라 '미래의 사위 후보' 면접 본다고 생각의 전환을...ㅎㅎ 관계 틀어지는 것보다 나아요.
의식의흐름대로
요즘 애들 다 그래요. 그거 가지고 싸우면 감정의 골만 깊어집니다. 차라리 자궁경부암 주사 맞았는지나 확인해보시고, 안 맞았으면 이번 기회에 맞춰주세요. 잔소리보다 현실적인 건강 챙겨주는 게 낫죠.
라면국물
저희 아들놈도 여자친구랑 여행 다녀온 거 뻔히 아는데 그냥 모른 척했어요. 말해서 좋을 거 하나 없더라고요.
대시의질주
거짓말한 게 괘씸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왜 거짓말을 했을까를 먼저 생각해보세요. 엄마가 무서워서, 혹은 또 싸우기 싫어서 아니었을까요? 관계를 개선하고 싶으시다면 이번엔 너그럽게 넘어가 주시는 게...
분유값날림
성인이 연애하고 여행 가는 게 무슨 큰 죄인가요... 오히려 몰래 가방 뒤져보신 걸 딸이 알면 더 상처받을 것 같아요. 신뢰가 먼저 아닐까요?
고점에탑승
모르는 척 해주시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이에요. 다 큰 성인인데, 믿어주세요. 나중에 분위기 좋을 때 슬쩍 피임 얘기만 한 번 해주시면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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