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농담' 한마디에 제 결혼이 박살나기 일보직전입니다

방가방가 · 2025.07.29 21:31 · 조회 497

정말 어디다 말도 못 하고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서 글을 씁니다. 지난 주말,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을지도 모르는 상견례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양가 도움 없이 저희 힘으로 결혼을 준비하는, 나름 기특한 예비부부입니다. 시부모님 될 분들도 저를 참 예뻐해 주셨고요.

그런데 그날따라 일이 꼬이려는지 저희 쪽이 10분이나 늦었고, 식당 음식은 맛도 서비스도 최악이었습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예비 아주버님이 '여기 예전에도 와봤는데 여전히 별로네요'라고 한마디 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저희 아빠가 폭탄을 던지셨습니다.

'허허, 형님은 와보셨나? 지금 아내분 몰래 다른 여자랑 와봤던 거 아니에요? 그 전 결혼 준비할 때 상견례 여기서 했나봐?'

온몸의 피가 싸늘하게 식는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질색하며 아빠를 말렸지만, 시댁 식구들이 애써 웃어주시자 아빠는 신이 나셔서 그 저질스러운 농담을 두세 번이나 더 반복했습니다. 시댁 식구들의 표정은 점점 돌처럼 굳어갔고, 그 자리는 그야말로 대참사 현장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부모님께 이게 무슨 망신이냐고, 결혼 엎어지면 책임질 거냐고 울면서 소리쳤지만 아빠는 '분위기 띄우려는 농담이었는데 뭘 그리 예민하게 구냐'며 도리어 화를 내십니다. 남친 말로는 시댁 어른들께서 굉장히 불쾌해하시고, 결혼 후에 저희 부모님은 보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네요. 사과하시라고 애원해도 '어른이 어린 사위 될 사람한테 뭘 사과하냐'며 길길이 날뛰십니다. 제정신이 아닙니다.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이 결혼을 지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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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지나가다

일단 부모님은 잠시 접어두고, 남친이랑 아주버님 내외분 따로 만나서 진심으로 사죄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세요. 그리고 결혼 후엔 친정이랑 거리를 두셔야 할 것 같네요.

비밀번호

제가 시댁 식구였으면 '어디 근본도 없는 집안하고 사돈을 맺나' 싶어서 당장 결혼 엎으라고 했을 겁니다. 농담과 망언도 구분 못하시나요?

아뿔싸

분위기 파악 못하는 건 지능 문제입니다. 사회생활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할 정도네요.

더이상희망은없어

저희 아빠도 농담 좋아하시는데 저건 선이라는 걸 아예 모르는 수준인데요? 초면에 할 소리가 있고 못 할 소리가 있지.

뒹굴뒹굴

와! 분위기 메이커시네! 상견례장을 초상집 분위기로 만드셨으니!

퍼펙트엔딩

아버님이 직접 가서 무릎 꿇고 사과하셔야 할 판인데... 적반하장이라니... 이건 글쓴님이 중간에서 단호하게 끊어내지 않으면 결혼 생활 내내 고통받아요.

놀고싶다

남의 집 귀한 아들 가정을 파탄 낼 뻔한 망언을 하고도 농담이라니... 제가 남자친구였으면 이 결혼 다시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심각한 문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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