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라는 이름의 청구서가 날아왔습니다

새벽두시 · 2025.07.30 11:19 · 조회 453

제가 암 진단을 받고 죽음의 문턱을 오갈 때, 저희 부모님은 '원래 잡혀있던 약속'이라며 해외여행을 다니셨습니다. 수술하는 딸에게 '반찬값'이라며 100만 원 던져주신 게 전부였죠. 당신들 인생 즐기기 바빴으니까요. 저는 그 후 5년간 지독한 후유증과 싸우며 홀로 긴 터널을 지나왔습니다.

 

이제 겨우 몸을 추스르고 나니, 연락이 잦아지시네요. 당신들이 늙고 병들었다고요. 대상포진 걸렸다고, 어젯밤 잠을 설쳤다고, 이제는 딸의 도리를 다 하라고 압박하십니다. 어이가 없어 '난 5년을 뜬 눈으로 지샜다'고 쏘아붙였네요.

 

그래도 마음이 쓰여 음식을 해다 바쳤더니 '입맛에 안 맞으니 도로 가져가라'는 모욕적인 말만 돌아왔습니다. 순간 깨달았죠. 아, 이분들은 여전히 본인들밖에 모르는구나. 제가 아파서 흘린 눈물과 고통엔 아무런 이자를 쳐주지 않더니, 이제 와서 원금에 막대한 이자까지 붙인 '효도 청구서'를 들이미는 심보. 제 아픈 몸에 분노와 서러움이 또 하나의 염증처럼 번져나가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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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코엑스상어

효도는 셀프 적금 같은 거예요. 부모님이 젊을 때 부어준 만큼 나이 들어 타가는 거죠. 한 푼도 넣어준 게 없는데 만기 환급을 바라면 도둑놈 심보죠. 본인 건강부터 챙기세요.

자가보유

제가 다 눈물이 나네요. 얼마나 외롭고 서러우셨을까요. 아픈 것도 서러운데... 이제라도 그 억울함 푸시고, 님 자신만을 위해 사세요. 이기적이라고 욕해도 괜찮아요. 그래도 돼요.

zxcv

그런 부모 밑에서 이렇게 반듯하게 자라신 것만으로도 대단합니다. 더 이상 감정 소모하지 마시고, 받은 만큼만 돌려드리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무시하세요. 그게 님을 위한 길입니다.

에휴

가져가란 음식은 두 번 다시 해주지 마세요. 전화해서 아프다고 앓는 소리 하면 '저도 아파서요' 하고 끊으세요. 그분들은 님을 독립된 인격체가 아니라 자신들의 노후 부속품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네요. 냉정하게 선 그으셔야 합니다.

잠온다

암 환자에게 스트레스는 독이에요. 자가면역질환도 마찬가지고요. 부모고 뭐고 지금은 본인 생존이 최우선입니다. 연락 자체를 끊는 게 치료의 일부라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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