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밥솥에 똥 묻은 손을 담갔을 때, 제 효심도 죽었습니다.

두아이아빠 · 2025.08.02 22:15 · 조회 409

남들은 모릅니다. 단정하고 교양 있어 보이는 우리 엄마가 과거에 제게 어떤 짓을 했는지. 사회초년생 시절, 100만 원 버는 제게 120만 원을 내놓으라 윽박지르고, 제가 먹으려고 꺼내놓은 스팸을 홧김에 이웃에 다 줘버렸죠. 가장 끔찍했던 기억은, 제가 쌀을 씻고 있던 밥솥에 화장실 다녀온 엄마가 씻지도 않은 손을 푹 담가 '밥물 맞춘다'며 휘저었을 때입니다. 그 순간, 제 안에 있던 딸로서의 모든 정이 사라졌습니다. 지금 60대인 엄마는 아직 정정하시지만, 저는 그날 이후로 다짐했습니다. 훗날 엄마가 외가 유전인 뇌질환으로 쓰러지시면, 저는 딱 엄마의 재산으로 갈 수 있는 요양병원에 보내드릴 겁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제가 받은 만큼만 돌려드리는 것. 이건 복수가 아니라, 정산입니다. 제가 너무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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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오이냉국

그래도 엄마인데...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다가도 글을 다시 읽으니 쏙 들어가네요. 님 잘못 하나도 없어요.

든든한국밥

요양병원 보내는 것도 감정 소모 엄청나요. 그냥 지금부터라도 연 끊고 사세요. 그게 진짜 님을 위한 길입니다.

ㅋㅋㅋㅎㅎ

효도는 셀프입니다. 본인이 자식한테 한 만큼 돌려받는 거죠. 아주 합리적인 계획이시네요.

저런

친어머니 맞나요? 어떻게 딸한테 저럴 수가... 소설이라도 믿기 힘든 수준이네요. 그동안 버티신 것만으로도 대단하십니다.

팬텀의속도

정산 맞습니다. 복수도 아니에요. 받은 만큼만 돌려주는 겁니다. 마음 약해지지 마세요.

슈퍼개미꿈나무

정산 맞습니다. 복수도 아니에요. 받은 만큼만 돌려주는 겁니다. 마음 약해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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